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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협정 목표 달성 가능성 평가 (2015~2024년 진행 상황)

by 하늘011 2026. 2. 8.

2015년 12월 12일 파리에서 195개국이 역사적 기후 협정에 합의했습니다.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C보다 훨씬 아래로 유지하고, 1.5°C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 9년이 지난 2024년, 진행 상황은 어떨까요? 안타깝게도 목표와 현실의 격차가 큽니다. 2024년 현재 온난화는 1.2°C이며, 현재 정책대로라면 2100년 2.5~2.9°C 상승이 예상됩니다. 1.5°C 목표는 사실상 달성 불가능해졌으며, 2°C도 위험합니다. UN 환경계획 2023년 보고서는 "현재 NDC(국가별 감축 목표)를 모두 달성해도 2030년 배출량은 2019년 대비 2% 감축에 그친다. 1.5°C 목표(45% 감축)와 43%p 격차"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긍정적 신호도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용량은 2015년 대비 143% 증가했고, 전기차 판매는 20배 급증했습니다. 파리협정 9년 성적표를 정리했습니다.

 

파리협정 목표 달성 가능성
2015년부터 2024년까지 9년간 진행 상황 분석

 

파리협정의 핵심 내용

파리협정(Paris Agreement)은 2015년 12월 1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채택되었습니다. 195개국과 EU가 합의했으며, 2016년 11월 4일 발효되었습니다. 교토의정서(1997년, 선진국만 의무)를 대체하는 새로운 기후 체제입니다. 파리협정은 "보편적이고 법적 구속력이 있는" 최초의 글로벌 기후 협정입니다.

파리협정의 핵심 목표는 세 가지입니다.

목표 1: 장기 온도 목표 -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2°C보다 훨씬 아래(well below)로 유지하고, 1.5°C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을 추구한다(pursue efforts to limit)." 이 문구는 치열한 협상 끝에 탄생했습니다. 개발도상국과 섬나라들은 1.5°C를 강력히 주장했고, 일부 선진국은 2°C를 선호했습니다. 최종 문구는 두 입장을 절충했습니다. 2°C는 "명확한 한계(well below)"이고, 1.5°C는 "노력 목표(pursue efforts)"입니다.

목표 2: 적응 능력 강화 - 기후변화 영향에 대한 적응(adaptation) 능력을 높이고, 기후 회복력을 구축합니다. 개발도상국이 홍수·가뭄·폭염에 대비할 수 있도록 재정·기술을 지원합니다.

목표 3: 재정 흐름 정렬 - "저탄소이고 기후 회복적인 발전 경로와 일치하도록 재정 흐름을 조정한다." 화석연료 투자를 줄이고, 재생에너지·녹색 인프라에 투자를 늘립니다.

파리협정의 핵심 메커니즘은 "NDC(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 국가별 감축 목표)"입니다. 각국이 자발적으로 감축 목표를 제출하고, 5년마다 갱신합니다. 교토의정서는 하향식(top-down)으로 선진국에 의무를 부과했지만, 파리협정은 상향식(bottom-up)으로 각국이 스스로 목표를 정합니다. 이는 유연성을 주지만, 목표의 야심(ambition)이 부족할 위험도 있습니다.

또한 파리협정은 "공통의 그러나 차별화된 책임(Common But Differentiated Responsibilities, CBDR)"을 명시합니다. 모든 국가가 기후 행동을 해야 하지만, 선진국은 더 큰 책임을 집니다. 선진국은 개발도상국에 재정·기술을 지원해야 합니다. 선진국은 2020년까지 연간 1,000억 달러 기후 재정을 제공하기로 약속했습니다(실제로는 미달).

2015~2024: 9년간 배출량 추이

파리협정 채택 이후 전 세계 CO₂ 배출량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Global Carbon Project 데이터를 분석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2015년: 약 36.3 Gt CO₂ (화석연료 + 시멘트)
2016년: 36.2 Gt (-0.3%)
2017년: 36.8 Gt (+1.7%)
2018년: 37.5 Gt (+1.9%)
2019년: 37.0 Gt (-1.3%)
2020년: 35.3 Gt (-4.6%, COVID-19 팬데믹)
2021년: 37.1 Gt (+5.1%, 팬데믹 회복)
2022년: 37.5 Gt (+1.1%)
2023년: 37.4 Gt (-0.3%, 잠정)
2024년: 약 37.5~37.8 Gt (예상)

결과는 명확합니다. 파리협정 이후 9년간 배출량은 거의 감소하지 않았습니다. 2015년 36.3 Gt에서 2024년 약 37.5 Gt으로 오히려 3.3% 증가했습니다. 2020년 팬데믹으로 일시적 감소가 있었지만, 2021년 즉시 반등했습니다. 2017~2019년과 2021~2023년은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토지 이용 변화(산림 벌채 등) 배출을 포함하면 총 배출량은 2015년 약 40.5 Gt에서 2024년 약 41 Gt으로 1.2% 증가했습니다. 감소 추세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이는 파리협정이 "배출 증가 속도를 늦췄을지 모르지만, 감소시키지는 못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가별로 보면 차이가 있습니다. EU는 2015년 3.5 Gt에서 2023년 2.8 Gt으로 20% 감소했습니다. 미국은 5.3 Gt에서 5.0 Gt으로 6%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10.3 Gt에서 12.6 Gt으로 22% 증가했습니다. 인도는 2.5 Gt에서 3.2 Gt으로 28% 증가했습니다. 개발도상국 배출 증가가 선진국 감소를 상쇄하고 있습니다.

연도 전 세계 CO₂ 배출 (Gt) 전년 대비 변화 (%) 2015년 대비 누적 변화 (%)
2015 (파리협정) 36.3 - 0%
2019 (팬데믹 이전) 37.0 -1.3% +1.9%
2020 (팬데믹) 35.3 -4.6% -2.8%
2023 (최신) 37.4 -0.3% +3.0%
2024 (예상) 37.5~37.8 +0.3~1.1% +3.3~4.1%

NDC 제출 현황과 야심 격차

파리협정은 각국이 NDC(국가별 감축 목표)를 제출하도록 요구합니다. 2024년 11월 기준, 195개 당사국 중 194개국이 첫 번째 NDC를 제출했습니다(유일한 예외는 리비아). 대부분 국가가 참여했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교토의정서는 37개 선진국만 의무를 졌지만, 파리협정은 거의 모든 국가가 참여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NDC의 "야심(ambition)"입니다. 각국이 제출한 목표를 모두 달성해도 1.5°C나 2°C 목표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를 "배출 격차(emissions gap)"라고 부릅니다.

UN 환경계획(UNEP) 2023년 "Emissions Gap Report"는 충격적인 결론을 제시했습니다. 첫째, 무조건 시나리오(No new policies). 현재 정책이 없고 배출이 계속 증가하면, 2030년 배출량은 약 57 Gt CO₂e입니다. 둘째, 현재 정책 시나리오(Current policies). 이미 시행 중인 정책이 계속되면, 2030년 약 55 Gt입니다. 셋째, NDC 시나리오. 각국이 제출한 NDC를 모두 달성하면, 2030년 약 51~55 Gt입니다(조건부 목표 포함 여부에 따라 다름).

1.5°C 목표를 위해서는 2030년 배출량이 약 33 Gt이어야 합니다(2019년 대비 45% 감축). 2°C 목표는 약 41 Gt입니다(30% 감축). NDC 시나리오(51~55 Gt)는 1.5°C 경로와 18~22 Gt 격차가 있습니다. 2°C 경로와도 10~14 Gt 격차입니다. 이것이 "배출 격차"입니다. 현재 약속만으로는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할 수 없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많은 국가가 NDC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Climate Action Tracker(CAT)는 각국 기후 정책을 평가합니다. 2024년 평가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1.5°C 경로와 양립(1.5°C Compatible) - 해당 국가 없음.
거의 충분(Almost Sufficient) - 감비아, 코스타리카 등 소수.
경로에 있음(On track) - EU, 영국, 노르웨이 등 일부 유럽.
불충분(Insufficient) - 미국, 일본, 브라질, 남아공 등.
매우 불충분(Highly Insufficient) - 중국, 호주, 캐나다, 한국 등.
심각히 불충분(Critically Insufficient) - 러시아, 사우디, 이란 등.

전 세계 배출량의 약 80%를 차지하는 주요 배출국(중국, 미국, EU, 인도, 러시아)은 "불충분" 또는 "매우 불충분" 등급입니다. 1.5°C와 양립하는 국가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이는 파리협정이 구조적 한계를 가지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주요 배출국의 NDC 평가

전 세계 배출량 Top 5 국가(중국, 미국, EU, 인도, 러시아)의 NDC를 구체적으로 살펴봅시다.

중국 (31%, 12.6 Gt) - NDC 목표: CO₂ 배출량을 2030년 이전에 정점 도달, GDP당 CO₂ 배출량(탄소 집약도)을 2005년 대비 65% 이상 감축, 비화석 에너지 비중 25%, 산림 축적량 60억 m³ 증가. CAT 평가: "매우 불충분". 문제는 "2030년 이전 정점"이 너무 모호하다는 것입니다. 2025년일 수도, 2029년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탄소 집약도 감축은 절대 배출량 감축과 다릅니다. GDP가 성장하면 탄소 집약도가 낮아져도 절대 배출량은 증가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2060년 탄소 중립을 선언했지만, 2030년 목표가 불충분해 달성 가능성이 의문입니다.

미국 (12%, 5.0 Gt) - NDC 목표: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50~52% 감축. 이는 2019년 대비 약 43% 감축에 해당합니다. CAT 평가: "불충분". 미국 목표는 숫자상으로는 야심적이지만, 실행이 문제입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2022년)으로 3,690억 달러를 청정에너지에 투자했습니다. 하지만 공화당의 반대, 석유·가스 산업 로비, 일부 주(텍사스 등)의 비협조로 목표 달성이 불확실합니다. 2024년 대선 결과에 따라 정책이 후퇴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EU (7%, 2.8 Gt) - NDC 목표: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55% 이상 감축(2019년 대비 약 47%). CAT 평가: "경로에 있음(거의 충분)". EU는 주요 배출국 중 가장 진전이 좋습니다. EU는 "핏 포 55(Fit for 55)" 정책 패키지로 탄소 가격제(ETS), 재생에너지 의무, 자동차 배출 기준 강화 등을 추진합니다. 2035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 금지도 결정했습니다. EU 배출량은 1990년 대비 이미 약 30% 감소했고, 2030년 목표도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EU도 1.5°C에는 약간 부족합니다.

인도 (8%, 3.2 Gt) - NDC 목표: GDP당 CO₂ 배출량을 2005년 대비 45% 감축, 비화석 에너지 비중 50%, 2070년 탄소 중립. CAT 평가: "매우 불충분". 인도는 중국과 마찬가지로 탄소 집약도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절대 배출량 감축 목표는 없습니다. 인도는 "개발도상국으로서 경제 성장 우선, 선진국이 먼저 책임져야" 입장입니다. 인구 14억 명, 1인당 배출량(2.3 tCO₂/인)이 세계 평균(4.7 t)보다 낮아, 증가 여지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2070년 탄소 중립은 선진국(2050년)보다 20년 늦습니다.

러시아 (4%, 1.7 Gt) - NDC 목표: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30% 감축. CAT 평가: "심각히 불충분". 러시아 목표는 의미가 없습니다. 1990년(소련 붕괴 직전)은 러시아 배출량이 역대 최고였던 시기입니다. 경제 붕괴로 1990~2000년 배출량이 급감했고, 현재도 1990년보다 약 30% 낮습니다. 즉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목표 달성입니다. 러시아는 사실상 기후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이자 3위 석유 수출국으로, 화석연료 경제에 의존합니다.

재정 목표: 1,000억 달러 약속

파리협정의 또 다른 핵심은 "기후 재정(climate finance)"입니다. 선진국은 개발도상국의 기후 행동(감축과 적응)을 지원하기 위해 2020년까지 연간 1,000억 달러를 제공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이 약속은 2009년 코펜하겐 총회에서 처음 제시되었고, 파리협정에서 재확인되었습니다.

2020년에 목표가 달성되었을까요? 아닙니다. OECD 집계에 따르면 2020년 선진국이 제공한 기후 재정은 약 832억 달러였습니다. 168억 달러 부족입니다. 2021년은 약 896억 달러로 여전히 부족했습니다. 2022년은 약 1,000억 달러를 겨우 넘긴 것으로 잠정 추정됩니다. 즉 약속보다 2년 늦게, 그것도 간신히 달성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재정의 "질(quality)"입니다. 1,000억 달러 중 약 70%가 차관(loan, 대출)이고, 30%만 무상 지원(grant)입니다. 개발도상국은 "우리가 초래하지 않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빚을 지라는 것인가?"라며 불만을 표합니다. 또한 재정의 상당 부분이 "적응(adaptation)"보다 "감축(mitigation)"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은 이미 기후변화 영향(가뭄, 홍수, 폭염)을 겪고 있어 적응 재정이 절실하지만, 실제 지원은 부족합니다.

2024년 COP29(바쿠)에서는 "새로운 기후 재정 목표(New Collective Quantified Goal, NCQG)"를 논의합니다. 1,000억 달러는 2025년까지만 유효하고, 2026년부터 새로운 목표가 필요합니다. 개발도상국은 연간 1조 달러 이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선진국은 부담을 주저하고 있습니다. 재정 문제는 파리협정 이행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입니다.

긍정적 신호: 재생에너지 급성장

파리협정 이후 모든 것이 부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재생에너지 부문은 놀라운 성장을 보였습니다.

재생에너지 용량 - 2015년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은 약 1,849 GW였습니다(수력 포함). 2024년 약 4,500 GW으로 143% 증가했습니다. 특히 태양광과 풍력이 급성장했습니다. 태양광은 2015년 227 GW에서 2024년 약 1,600 GW으로 7배 증가했습니다. 풍력은 433 GW에서 약 1,100 GW으로 2.5배 증가했습니다. 2023년 한 해만 태양광 약 380 GW, 풍력 약 117 GW가 신규 설치되었습니다. 역대 최고 기록입니다.

비용 하락 - 재생에너지 비용이 극적으로 하락했습니다. 태양광 발전 비용(LCOE, Levelized Cost of Energy)은 2015년 약 $64/MWh에서 2024년 약 $29/MWh으로 55% 하락했습니다. 육상 풍력은 $53/MWh에서 $34/MWh으로 36% 하락했습니다. 많은 지역에서 재생에너지가 석탄·가스보다 저렴해졌습니다. 이는 시장 메커니즘으로도 재생에너지 전환이 가능함을 보여줍니다.

전기차 - 전기차(EV) 판매도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2015년 전 세계 EV 판매는 약 55만 대(전체 자동차 판매의 0.6%)였습니다. 2023년 약 1,400만 대(18%)로 25배 증가했습니다. 중국이 EV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2023년 약 950만 대, 세계의 68%). 유럽은 약 320만 대(23%), 미국은 약 140만 대(10%)입니다. 2030년까지 EV 비중이 50%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석탄 감소 - 일부 선진국에서 석탄 발전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영국 석탄 발전은 2015년 전체 발전의 23%에서 2024년 1% 미만으로 급감했습니다. 2024년 9월 영국은 마지막 석탄 발전소를 폐쇄했습니다. 미국도 석탄 발전 비중이 2015년 33%에서 2024년 16%로 감소했습니다. EU는 2015년 25%에서 2024년 12%로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인도·동남아시아에서는 여전히 석탄 발전소가 건설되고 있어, 전 세계 석탄 사용은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긍정적 추세는 파리협정이 "신호 효과(signaling effect)"를 가졌음을 보여줍니다. 파리협정이 "미래는 저탄소"라는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며, 기업과 투자자들이 재생에너지·전기차에 투자하도록 유도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재생에너지가 빠르게 증가해도, 화석연료 사용이 감소하지 않으면 배출량은 줄어들지 않습니다.

COP 회의 주요 성과

파리협정 이후 매년 당사국총회(COP)가 열려 이행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주요 회의 성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COP22 (2016, 마라케시) - 파리협정 이행 규칙을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마라케시 행동 선언"을 채택해 파리협정 이행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COP24 (2018, 카토비체) - "파리 규칙집(Paris Rulebook)"을 최종 채택했습니다. NDC 작성 방법, 투명성 체계, 재정 보고 등 구체적 이행 규칙을 정했습니다. 이제 파리협정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졌습니다.

COP26 (2021, 글래스고) - "글래스고 기후 협약"을 채택했습니다. 처음으로 석탄 화력 발전 "단계적 감축(phase down)"을 명시했습니다(원래는 "단계적 폐지, phase out"였지만 인도·중국 반대로 완화). 탄소 시장 규칙(6조)을 최종 합의했습니다. 1.5°C 목표를 "계속 손에 닿는 곳에(keep 1.5 alive)"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강조했습니다.

COP27 (2022, 샤름 엘 셰이크) -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 기금 설립을 합의했습니다. 개발도상국이 오랫동안 요구했던 것으로, 이미 발생한 기후변화 피해를 보상하는 기금입니다. 역사적 합의지만, 재원 규모와 운영 방식은 아직 논의 중입니다. 감축 목표는 큰 진전이 없었습니다.

COP28 (2023, 두바이) - 역사상 처음으로 "화석연료로부터 전환(transitioning away from fossil fuels)"을 명시했습니다. "단계적 폐지(phase out)"는 아니지만, 화석연료 감축 의지를 명확히 한 것은 획기적입니다. 재생에너지 용량을 2030년까지 3배(11,000 GW), 에너지 효율 개선을 2배로 늘리는 목표도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 이행 계획은 부족합니다.

COP 회의는 매년 작은 진전을 만들지만, 속도가 너무 느립니다. 협상은 만장일치(consensus)로 진행되어, 한두 국가가 반대하면 진전이 막힙니다. 일부는 COP를 "토크쇼(talk shop)"라고 비판합니다. 말만 많고 행동은 부족하다는 의미입니다.

파리협정의 구조적 한계

파리협정은 왜 목표 달성에 실패하고 있을까요? 몇 가지 구조적 한계가 있습니다.

자발적 NDC의 한계 - 파리협정은 각국이 스스로 목표를 정하는 "상향식" 접근입니다. 이는 모든 국가의 참여를 이끌어냈지만, 야심이 부족한 목표를 초래했습니다. 국가들은 국내 정치·경제를 고려해 "달성 가능한" 목표를 제시합니다. "과학이 요구하는" 목표가 아닙니다. 또한 NDC는 법적 구속력이 약합니다. 달성하지 못해도 처벌이 없습니다. 도덕적 압력만 있을 뿐입니다.

형평성 갈등 -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갈등이 여전합니다. 선진국은 "모두가 더 많이 감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개발도상국은 "선진국이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1750년 이후 누적 배출량의 약 50%는 미국·EU가 배출했습니다. 중국은 14%, 인도는 3%입니다. 개발도상국은 "우리는 이제 발전하려는데, 왜 우리더러 감축하라는가?"라고 반발합니다. 이 갈등은 야심 높은 목표 합의를 어렵게 만듭니다.

화석연료 로비 - 석유·가스·석탄 산업의 막강한 로비가 기후 정책을 방해합니다. 2023년 COP28은 석유 회사(ADNOC) CEO가 의장을 맡아 논란이 되었습니다. 화석연료 산업은 연간 수조 달러 수익을 창출하며, 막대한 정치 영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2022년 화석연료 보조금은 전 세계적으로 약 7조 달러(명시적·암묵적 포함)였습니다. 이는 전 세계 GDP의 7%입니다. 이런 보조금이 유지되는 한, 화석연료 전환은 어렵습니다.

단기주의 - 정치 시스템은 단기적(2~5년 선거 주기)이지만, 기후변화는 장기적(수십 년~세기) 문제입니다. 정치인들은 다음 선거를 걱정하지, 2050년 기후를 걱정하지 않습니다. 유권자들도 당장의 경제(물가, 일자리)에 더 관심이 있습니다. 이 "시간적 불일치(temporal mismatch)"가 야심 있는 기후 정책을 어렵게 만듭니다.

2024년 평가: 1.5°C는 사실상 불가능

2024년 현재 시점에서 파리협정 목표 달성 가능성을 냉정하게 평가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5°C 목표: 사실상 불가능 - 1.5°C를 50% 확률로 유지하려면, 2024년 말 기준 남은 탄소 예산은 약 300 Gt입니다. 현재 배출 속도(연 40 Gt)로는 7.5년 후(2032년 중반) 소진됩니다. 즉 2030년까지 배출량을 2019년 대비 45% 감축해야 하는데, 현재 NDC로는 2% 감축에 그칠 것입니다. 격차는 43%입니다. 물리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정치·경제·사회적으로 거의 불가능합니다. IPCC, UNEP, IEA(국제에너지기구) 모두 "1.5°C는 이제 손이 닿지 않는다(out of reach)"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일부 과학자와 활동가들은 여전히 "1.5°C를 포기하지 말자"고 주장하지만, 현실적으로 달성 확률은 5% 미만입니다.

2°C 목표: 아직 가능하지만 위험 - 2°C를 50% 확률로 유지하려면 남은 예산은 약 1,150 Gt입니다. 현재 속도로 28.8년 후(2053년) 소진됩니다. 즉 2030년까지 30% 감축이 필요합니다. 현재 NDC(2% 감축)보다는 야심적이지만, 1.5°C(45%)보다는 달성 가능합니다. 만약 2030년 이후 감축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면(연 5~7% 감축), 2°C는 달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추세는 2.5~2.9°C를 향하고 있습니다. 2°C는 "아직 문이 닫히지 않았지만, 빠르게 닫히고 있는" 상태입니다.

현실적 시나리오: 2.5~3°C - 현재 정책이 유지되고 NDC가 완전히 이행되어도, 2100년 온난화는 2.5~2.9°C일 것입니다. 이는 파리협정 목표를 명백히 초과합니다. 2.5~3°C는 "관리 가능한(manageable)" 수준이 아닙니다. 극한 기상이 8~12배 증가하고, 해수면은 60~70cm 상승하며, 산호초는 전멸하고, 일부 지역은 거주 불가능해집니다. 수억 명이 이재민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4~5°C(최악 시나리오)보다는 낫습니다. 파리협정은 "최악을 피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최선을 달성하는 데는 실패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남은 과제와 미래 전망

파리협정 9년 성적표는 "D 또는 F"입니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2025년 각국은 새로운 NDC(2035년 목표)를 제출해야 합니다. 이것이 파리협정의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2025년 NDC가 충분히 야심적이지 않으면, 2°C도 위험해집니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명확합니다. 첫째, 2030년 목표 대폭 강화. 모든 주요 배출국이 2030년까지 최소 50% 감축(2019년 대비) 목표를 제시해야 합니다. 둘째, 2050년 탄소 중립을 법제화. 단순 선언이 아니라 구속력 있는 법률로 명시해야 합니다. 셋째,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 연간 7조 달러 보조금을 재생에너지·공공교통·기후 적응에 전환해야 합니다. 넷째, 탄소 가격제 도입. 탄소세 또는 배출권 거래제로 탄소에 가격을 매겨야 합니다. 다섯째, 기후 재정 확대. 1,000억 달러는 시작일 뿐, 실제로는 연간 수조 달러가 필요합니다.

시간이 촉박합니다. 2030년까지 단 6년 남았습니다. 이 6년이 인류의 미래를 결정할 것입니다. 파리협정은 완벽하지 않지만, 우리가 가진 유일한 글로벌 기후 체제입니다. 이를 강화하고 이행하는 것이 현재 세대의 책임입니다.

참고 자료 및 데이터 출처

  • UNFCCC - 파리협정 원문 및 NDC 데이터베이스 (2015~2024)
  • UNEP - "Emissions Gap Report 2023" (배출 격차 분석)
  • Climate Action Tracker - 국가별 기후 정책 평가 (2024년 11월)
  • Global Carbon Project - "Global Carbon Budget 2023" (배출량 추이)
  • IPCC AR6 - 1.5°C 및 2°C 경로 시나리오
  • 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 - "World Energy Outlook 2023"
  • OECD - 기후 재정 통계 (2020~2022)
  • IRENA - 재생에너지 용량 및 비용 데이터 (2015~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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