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면 상승은 기후변화의 가장 명백하고 돌이킬 수 없는 결과 중 하나입니다. IPCC 제6차 평가보고서(AR6)는 2100년까지 해수면이 0.43~1.01m 상승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시나리오에 따라 2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0.5m 차이는 수억 명의 운명을 결정합니다. 조석 관측소와 위성 고도계 데이터는 해수면이 1993년 이후 연평균 3.7mm씩 상승하고 있으며,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방글라데시 갠지스 삼각주, 몰디브, 네덜란드, 마이애미, 상하이 양쯔강 삼각주 등 주요 취약 지역은 이미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NOAA·NASA 위성 데이터와 IPCC 시나리오별 예측을 분석해, 2100년 해수면 상승 지도와 구체적 영향을 정리했습니다.

해수면 측정의 역사
해수면 상승을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해수면은 지역마다 다르고, 조석(밀물·썰물), 기압, 바람, 해류 등으로 끊임없이 변합니다. "평균 해수면(mean sea level, MSL)"은 이런 단기 변동을 제거한 장기 평균입니다.
가장 오래된 해수면 측정 방법은 "조석 관측소(tide gauge)"입니다. 항구나 해안에 설치된 수위 측정 장치로, 수백 년 전부터 사용되었습니다. 암스테르담 조석 관측소는 1700년부터 기록을 시작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는 1854년부터입니다. 이런 장기 기록은 해수면 변화 추세를 파악하는 데 귀중합니다.
조석 관측소 데이터를 종합하면, 1900~2018년 전 지구 평균 해수면은 약 20cm(0.2m) 상승했습니다. 연평균 약 1.7mm 상승입니다. 하지만 조석 관측소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첫째, 해안에만 있어 대양 중앙 해수면을 측정하지 못합니다. 둘째, 육지 자체가 상승하거나 침강하는 "지각 변동"을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빙하기 이후 반등(glacial isostatic adjustment)으로 스칸디나비아는 연간 10mm씩 상승하고, 네덜란드 일부는 침강합니다.
1992년 TOPEX/Poseidon 위성이 발사되며, 해수면 측정이 혁명적으로 변했습니다. 위성 레이더 고도계(altimeter)는 위성에서 해면까지 전파를 쏘고 반사 시간을 측정해 거리를 계산합니다. 정확도는 수 cm입니다. 전 지구 해양을 10일마다 스캔합니다. 1992년 이후 TOPEX/Poseidon, Jason-1(2001), Jason-2(2008), Jason-3(2016), Sentinel-6(2020) 등이 이어져 32년 연속 기록을 확보했습니다.
위성 데이터는 1993~2023년 전 지구 평균 해수면이 연평균 3.4mm 상승했음을 보여줍니다. 총 10.2cm 상승입니다. 1900~2018년 평균(1.7mm/년)보다 2배 빠릅니다. 더 심각한 것은 "가속화"입니다. 1993~2002년 연평균 2.5mm, 2003~2012년 3.1mm, 2013~2023년 4.4mm입니다.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해수면 상승의 원인
해수면이 상승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열팽창(thermal expansion). 둘째, 육지 얼음 융해(ice melt)입니다.
열팽창 (약 40%) - 물은 따뜻해지면 부피가 증가합니다. 이를 열팽창이라고 합니다. 지구 온난화로 해양이 흡수한 열의 약 90%는 바다에 저장됩니다. 대기보다 바다가 훨씬 많은 열을 흡수합니다. 1970년 이후 해양은 약 370 ZJ(제타줄, 10²¹ 줄)의 열을 흡수했습니다. 이는 히로시마 원자폭탄 100억 개 에너지에 해당합니다.
해수 온도가 1°C 상승하면, 부피는 약 0.02% 증가합니다. 작아 보이지만, 해양 평균 깊이가 3,800m이므로 0.02% 증가는 약 76cm 상승을 의미합니다. 물론 실제로는 표층(0~700m)만 주로 따뜻해지므로, 전체 깊이만큼 팽창하지는 않습니다. 현재까지 열팽창은 약 5~8cm 해수면 상승에 기여했습니다(1993~2023년).
그린란드 빙상 융해 (약 30%) - 그린란드는 약 2.85만 km³(킬로미터 세제곱) 얼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전부 녹으면 해수면은 7.4m 상승합니다. 다행히 아직은 전부 녹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매년 조금씩 녹고 있습니다. NASA GRACE(Gravity Recovery and Climate Experiment) 위성은 2002년부터 그린란드 질량 변화를 측정했습니다. 중력장 변화로 얼음 질량을 추정하는 방식입니다.
GRACE 데이터는 그린란드가 2002~2023년 연평균 약 280 Gt(기가톤, 10억 톤)의 얼음을 잃었음을 보여줍니다. 총 약 5,880 Gt 손실입니다. 이는 해수면 약 1.6cm 상승에 해당합니다. 손실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2002~2012년 연평균 250 Gt, 2012~2023년 연평균 310 Gt입니다.
그린란드 얼음은 두 가지 방식으로 녹습니다. 첫째, 표면 융해(surface melting). 여름철 태양열로 표면 얼음이 녹아 물이 됩니다. 이 물은 크레바스(얼음 틈)로 스며들어 바닥으로 흘러갑니다. 일부는 바다로 유출됩니다. 둘째, 빙하 붕괴(calving). 빙하가 바다로 흘러들어가 떨어져 나가는 현상입니다. 그린란드 주변 해수 온도가 상승하며, 빙하 아래쪽이 녹아 불안정해집니다. 결국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바다로 떨어집니다.
남극 빙상 융해 (약 20%) - 남극은 그린란드보다 훨씬 많은 얼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약 26.5만 km³입니다. 전부 녹으면 해수면은 58m 상승합니다. 하지만 남극은 그린란드보다 훨씬 춥고, 융해 속도도 느립니다. 그럼에도 남극도 점차 얼음을 잃고 있습니다.
GRACE 데이터는 남극이 2002~2023년 연평균 약 150 Gt의 얼음을 잃었음을 보여줍니다. 총 약 3,150 Gt 손실, 해수면 약 0.9cm 상승입니다. 그린란드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가속화 추세는 더 뚜렷합니다. 특히 서남극 빙상(West Antarctic Ice Sheet, WAIS)이 불안정합니다. 서남극 빙상 대부분은 "해양 기반 빙상(marine-based ice sheet)"으로, 빙상 바닥이 해수면 아래에 있습니다. 따뜻한 바닷물이 빙상 아래로 침투하며, 아래쪽부터 녹습니다. 이를 "기저 융해(basal melting)"라고 합니다.
특히 스웨이츠 빙하(Thwaites Glacier)는 "지구종말의 날 빙하(Doomsday Glacier)"로 불립니다. 크기가 플로리다주만 하며, 서남극 빙상의 "마개" 역할을 합니다. 만약 스웨이츠 빙하가 붕괴하면, 뒤쪽의 거대한 얼음이 바다로 밀려들어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습니다. 2024년 연구는 스웨이츠 빙하 아래 따뜻한 바닷물이 침투하고 있으며, 붕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산악 빙하 융해 (약 10%) - 알프스, 히말라야, 안데스, 로키, 알래스카 등 전 세계 산악 빙하도 빠르게 녹고 있습니다. 산악 빙하 총 얼음량은 약 0.4만 km³로, 그린란드·남극에 비해 작습니다. 전부 녹아도 해수면은 약 32cm만 상승합니다. 하지만 산악 빙하는 온난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2000~2019년 전 세계 산악 빙하는 연평균 약 290 Gt씩 감소했습니다. 해수면 약 0.8mm/년 상승에 기여합니다.
| 원인 | 기여도 | 1993~2023 상승량 (cm) | 연평균 속도 (mm/년) |
|---|---|---|---|
| 열팽창 | 40% | 4.1 | 1.36 |
| 그린란드 빙상 | 30% | 1.6 | 0.53 |
| 남극 빙상 | 20% | 0.9 | 0.30 |
| 산악 빙하 | 10% | 0.8 | 0.27 |
| 전체 합계 | 100% | 10.2 | 3.4 |
IPCC 시나리오별 2100년 예측
IPCC AR6는 5개 주요 시나리오(SSP)로 2100년 해수면을 예측했습니다. 시나리오는 온실가스 배출량, 인구, 경제, 기술 발전을 가정합니다. 해수면 예측은 열팽창, 빙상·빙하 융해, 지각 변동 등을 종합적으로 모델링한 결과입니다.
SSP1-1.9 (최선 시나리오) - 즉각적이고 강력한 기후 행동으로 2050년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경우입니다. 온난화는 1.4°C로 제한됩니다. 2100년 해수면 상승은 2005년 대비 0.28~0.55m입니다(중간값 0.43m). 가능성 범위(likely range, 66% 확률)입니다. 이는 가장 낙관적 시나리오이지만, 여전히 수억 명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SSP1-2.6 (야심찬 시나리오) - 파리협정이 성공적으로 이행되는 경우입니다. 2070년 탄소 중립, 온난화 1.8°C. 2100년 해수면 상승 0.32~0.62m(중간값 0.48m). 현재 국제 사회가 목표로 하는 수준이지만, 실제 정책은 이에 못 미칩니다.
SSP2-4.5 (중간 시나리오) - 현재 정책이 대체로 유지되는 경우입니다. 온난화 2.7°C. 2100년 해수면 상승 0.44~0.76m(중간값 0.56m). 많은 전문가들이 "현실적으로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로 봅니다.
SSP3-7.0 (높은 배출) - 기후 행동 실패, 지역 간 갈등 증가. 온난화 3.6°C. 2100년 해수면 상승 0.50~0.90m(중간값 0.69m).
SSP5-8.5 (최악 시나리오) - 화석연료 사용 계속 증가, 기후 정책 부재. 온난화 4.4°C. 2100년 해수면 상승 0.63~1.01m(중간값 0.77m). 이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낮아졌지만,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 예측에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특히 남극·그린란드 빙상의 미래 거동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IPCC는 "저확률 고영향(low-likelihood high-impact)" 시나리오도 제시했습니다. 만약 빙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붕괴하면, 2100년 해수면은 2m 이상 상승할 수도 있습니다. 확률은 낮지만(5% 미만), 완전히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한 2100년 이후에도 해수면은 계속 상승합니다. 열팽창과 빙상 융해는 수백~수천 년 지속됩니다. 온난화가 2°C로 제한되어도, 장기적으로(2300년) 해수면은 2~6m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4°C 온난화면 12~16m까지 상승할 수 있습니다. 해수면 상승은 "느리지만 확실한" 위협입니다.
주요 취약 지역 분석
해수면 상승은 전 세계 모든 해안에 영향을 미치지만, 특히 취약한 지역들이 있습니다. 취약성은 지형(저지대), 인구 밀도, 경제 수준, 적응 능력에 따라 달라집니다.
방글라데시 갠지스-브라마푸트라 삼각주 -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지역 중 하나입니다. 방글라데시 인구 1억 7,000만 명 중 약 2,500만 명이 해발 1m 미만 지역에 거주합니다. 갠지스·브라마푸트라·메그나 강이 만나는 삼각주는 비옥한 농경지이지만, 해수면 불과 수 m 위에 있습니다. 0.5m 해수면 상승으로 약 1,700만 명이 이주해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1m 상승이면 국토의 17%가 침수됩니다.
방글라데시는 이미 사이클론(열대 저기압)과 폭풍 해일로 자주 피해를 입습니다. 2007년 사이클론 시드르는 3,400명 사망, 2009년 사이클론 아일라는 300명 사망과 수백만 명 이재민을 발생시켰습니다. 해수면이 상승하면 폭풍 해일 피해가 더욱 심각해집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해안 제방(embankment) 건설, 맹그로브 숲 복원, 내륙 이주 계획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재원과 기술이 부족합니다.
몰디브 - 인도양의 섬나라로, 1,190개 산호초 섬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인구 약 52만 명. 몰디브의 평균 해발 고도는 약 1.5m입니다. 전 국토의 80%가 해발 1m 미만입니다. 최고 지점도 2.4m에 불과합니다. 0.5m 해수면 상승만으로도 국토 대부분이 정기적으로 침수됩니다. 1m 상승이면 사실상 거주 불가능해집니다.
몰디브는 2009년 세계 최초로 "수중 각료회의"를 열어 기후변화 위기를 알렸습니다. 정부는 인공섬(Hulhumalé) 건설로 해발 2m 높이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 국민을 인공섬으로 이주시킬 수는 없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다른 국가로 집단 이주도 고려되고 있습니다. 몰디브 정부는 "기후 난민"이 아니라 "존엄한 이주(migration with dignity)"라고 부르길 원합니다.
네덜란드 - 국토의 55%가 해수면 아래에 있습니다. 인구 1,740만 명 중 60%가 홍수 위험 지역에 거주합니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수백 년간 바다와 싸워온 경험이 있습니다. "델타 프로젝트(Delta Works)"는 세계 최대 홍수 방어 시스템으로, 거대한 방조제·수문·펌프를 건설했습니다. 1953년 대홍수(1,835명 사망) 이후 건설이 시작되어, 1997년 완공되었습니다.
네덜란드는 해수면 상승에 대비해 "Room for the River" 프로그램을 추진합니다. 강둑을 높이는 대신, 강에 더 많은 공간을 줘서 홍수를 흡수하는 개념입니다. 제방을 뒤로 물리고, 범람원을 복원하며, 수상 주택을 건설합니다. 2100년 1m 해수면 상승까지 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용이 막대합니다. 향후 100년간 약 1,000억 유로(약 145조 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미국 마이애미-남부 플로리다 - 플로리다는 평평하고 낮은 지형입니다. 마이애미 시내 해발 고도는 평균 1.8m입니다. 마이애미비치는 0.9m입니다. 0.3m 해수면 상승으로 마이애미는 이미 "맑은 날 침수(sunny day flooding, king tide flooding)"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만조 때 바닷물이 하수구를 통해 역류해 거리가 침수됩니다. 연간 침수 일수가 1990년대 2~3일에서 2020년대 10일 이상으로 증가했습니다.
마이애미는 2100년 0.6m 해수면 상승 시 주요 도로와 공항이 침수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1m 상승이면 도심 대부분이 물에 잠깁니다. 마이애미는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대도시"로 불립니다. 부동산 가치 약 4,000억 달러가 위험에 처했습니다. 마이애미 정부는 펌프장 건설, 도로 높이기, 해안 방벽 건설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플로리다 지질이 다공성 석회암이라 지하로 바닷물이 침투합니다. 전통적 방벽으로는 막을 수 없습니다.
상하이-양쯔강 삼각주 - 중국 경제 중심지입니다. 상하이 인구 2,800만 명, 양쯔강 삼각주 전체는 1억 5,000만 명입니다. 상하이 평균 해발 고도는 약 4m이지만, 일부 지역은 2m 미만입니다. 더 심각한 것은 "지반 침하"입니다. 상하이는 과도한 지하수 개발로 연간 1~2cm씩 침강하고 있습니다. 해수면 상승과 지반 침하가 결합되면, 실질적 상대 해수면 상승은 더 빠릅니다.
중국 정부는 상하이를 보호하기 위해 거대한 해안 방벽을 건설했습니다. 황푸강 하구에 32km 길이의 방조제를 건설했고, 양쯔강 하구 전체를 막는 "황해 방벽" 계획도 논의 중입니다. 중국은 막대한 재원으로 대규모 적응 인프라를 건설할 수 있지만, 환경 파괴 우려도 있습니다.
태평양 도서국 (투발루, 키리바시, 마셜 제도) - 투발루는 9개 산호초 섬, 인구 약 1만 1,000명입니다. 최고 지점 해발 5m, 평균 2m입니다. 키리바시는 33개 산호초 섬, 인구 약 13만 명, 평균 해발 2m입니다. 마셜 제도는 29개 산호초 섬, 인구 약 6만 명입니다. 이들 국가는 21세기 말에 거주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발루는 이미 호주·뉴질랜드와 "기후 이주" 협정을 맺었습니다. 연간 일정 수의 투발루 국민이 호주·뉴질랜드로 이주할 수 있습니다. 키리바시 정부는 피지에 2,000 헥타르 토지를 구입해 미래 이주지를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국가가 사라지면 주권·문화·정체성도 사라집니다. 이는 단순한 인구 이동이 아니라 "국가 소멸"입니다.
해수면 상승의 연쇄 효과
해수면 상승은 단순히 땅이 물에 잠기는 것 이상의 영향을 미칩니다. 연쇄 효과가 광범위합니다.
폭풍 해일 증폭 - 해수면이 높아지면, 같은 강도의 태풍·허리케인도 더 큰 피해를 줍니다. 폭풍 해일(storm surge)은 강풍으로 바닷물이 해안으로 밀려오는 현상입니다. 해수면이 0.5m 높아지면, 폭풍 해일도 0.5m 더 높아집니다. 이것이 침수 면적과 피해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킵니다. 뉴욕은 2012년 허리케인 샌디로 2.7m 폭풍 해일을 경험했습니다. 만약 해수면이 0.5m 더 높았다면, 피해는 훨씬 심각했을 것입니다.
염수 침투 - 해수면이 상승하면, 지하수에 염수(saltwater)가 침투합니다. 특히 산호초 섬과 해안 대수층(aquifer)이 취약합니다. 염수 침투는 식수원을 오염시키고, 농업을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몰디브는 이미 담수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마이애미도 비스케인 대수층(Biscayne Aquifer)으로 식수를 공급받는데, 염수 침투가 진행 중입니다.
습지와 맹그로브 소멸 - 해안 습지와 맹그로브는 폭풍 완충 역할을 하며, 생물 다양성 핫스팟입니다. 하지만 해수면 상승으로 침수되어 사라집니다. 습지는 육지 쪽으로 이동할 수 있지만, 인간 개발(도로, 건물)이 막으면 "해안 압착(coastal squeeze)"이 발생합니다. 전 세계 습지의 20~90%가 2100년까지 소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프라 손상 - 공항, 항구, 도로, 철도, 발전소, 하수 처리장 등 많은 인프라가 해안에 있습니다. 해수면 상승은 이들을 위협합니다. 미국 뉴욕 지하철은 해수면 아래에 있어, 폭풍 때마다 침수 위험이 있습니다. 태국 방콕 수완나품 공항은 해발 1.5m로, 홍수에 취약합니다. 일본 간사이 국제공항은 인공섬에 건설되었는데, 지반 침하와 해수면 상승으로 2.5m 높이기 공사를 했습니다.
경제적 손실 - 세계은행은 해수면 1m 상승 시 전 세계 경제 손실이 연간 약 1조 달러(GDP의 1%)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부동산 가치 하락, 인프라 재건, 농업 손실, 관광 감소 등이 누적됩니다. 보험 회사들은 이미 해안 지역 보험료를 대폭 인상하거나 보험 가입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적응 전략과 한계
해수면 상승에 대응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보호(protection), 적응(adaptation), 후퇴(retreat)입니다.
보호 (방벽 건설) - 네덜란드, 런던, 베니스, 상하이 등은 거대한 방조제·수문·방벽을 건설했습니다. 네덜란드 마에슬란트케링(Maeslantkering) 수문은 길이 360m, 높이 22m로 로테르담을 보호합니다. 런던 템스 방벽은 1982년 완공되어 런던을 홍수로부터 보호합니다. 이탈리아 베니스는 MOSE 프로젝트(2020년 완공, 78개 수문)로 아드리아해 폭풍 해일을 막습니다.
하지만 방벽은 매우 비쌉니다. 베니스 MOSE는 60억 유로(약 8조 원)가 들었습니다. 또한 방벽은 생태계를 파괴하고, 퇴적물 흐름을 막아 해안 침식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방벽은 해수면 상승이 2~3m를 넘으면 한계에 도달합니다. 계속 높이기만 할 수는 없습니다.
적응 (고지대 이주, 수상 건물) - 일부 국가는 건물을 고지대로 옮기거나, 필로티(piloti, 기둥으로 건물을 들어올림) 건축을 의무화합니다. 네덜란드는 수상 주택(floating homes)을 개발했습니다. 물 위에 떠 있는 집으로, 해수면이 상승하면 집도 함께 올라갑니다. 암스테르담에는 이미 수백 채의 수상 주택이 있습니다.
일본은 쓰나미 대비 "방재 집단 이주(disaster prevention collective relocation)" 정책을 시행합니다. 해안 저지대 주민을 고지대로 집단 이주시키고, 원래 지역은 공원이나 농경지로 전환합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300개 이상 지역에서 시행되었습니다.
후퇴 (관리된 철수) - 가장 어렵지만 때로는 불가피한 선택입니다. "관리된 철수(managed retreat)"는 해안에서 계획적으로 철수하는 것입니다. 미국 일부 해안 마을은 주민들을 내륙으로 이주시키고, 건물을 철거했습니다. 영국은 일부 해안에서 방벽을 포기하고, 바다가 자연스럽게 침투하도록 허용합니다("de-poldering").
하지만 후퇴는 정치적·사회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재산권, 문화 유산, 공동체 정체성이 결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누가 비용을 부담할 것인가? 어디로 이주할 것인가? 이런 질문에 명확한 답이 없습니다.
한국의 해수면 상승 현황
한국도 해수면 상승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습니다. 기상청 국립해양조사원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 연안 평균 해수면은 1989~2022년 연평균 3.47mm 상승했습니다. 전 지구 평균(3.4mm)과 비슷합니다. 지역별로는 제주도(4.74mm/년), 서해안(3.5mm/년), 남해안(3.0mm/년), 동해안(2.9mm/년) 순입니다.
한국 해안 대부분은 해발 5~10m 이상이라 당장 침수 위험은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부 저지대(새만금, 인천 송도, 부산 해운대, 제주 저지대)는 취약합니다. 특히 인천 송도 국제도시는 간척지로, 평균 해발 2~3m입니다. 0.5m 해수면 상승으로 폭풍 해일 위험이 크게 증가합니다.
한국 정부는 2020년 "해수면 상승 대응 종합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주요 내용은 해안 방재림 조성, 방조제 보강, 고위험 지역 모니터링, 적응 기술 개발 등입니다. 2100년 1m 상승 시나리오까지 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 실행과 예산은 아직 부족합니다.
참고 자료 및 데이터 출처
- IPCC AR6 - "Climate Change 2021: The Physical Science Basis" (Chapter 9: Ocean, Cryosphere and Sea Level Change)
- NASA Sea Level Change Portal - 위성 고도계 데이터 (1993~2024)
- NOAA Tides & Currents - 조석 관측소 장기 데이터 (1900~2024)
- NASA GRACE & GRACE-FO - 그린란드·남극 질량 변화 측정 (2002~2024)
-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 "State of the Global Climate 2023"
- Nature Climate Change - "Sea level rise projections for current generation CGCMs" (2023)
- 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 - "Global vulnerability to sea-level rise" (2022)
- 한국 기상청 국립해양조사원 - 한국 연안 해수면 변동 (1989~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