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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제품/iPad

iPad + Procreate 1년 — 취미 드로잉 시작한 비전공자 후기

by 하늘011 2026. 8. 11.
 
🍎 Apple 제품 장기 사용기  ·  iPad + Procreate

iPad + Procreate 1년 취미 드로잉
비전공자 솔직 후기

그림을 배운 적 없는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Procreate를 샀다. 코드 짜듯 레이어를 쌓으면 그림이 될 줄 알았다. 현실은 달랐고, 그래도 1년을 계속했다.

🎨 Procreate 비전공자 도전기 ✏️ Apple Pencil 2세대 iPad Pro M2 11인치 📅 2023.11 – 2024.11 📖 약 7분 읽기

코드는 매일 썼지만 그림은 중학교 미술 시간 이후로 거의 그려본 적이 없었다. Procreate를 산 건 충동이었다. iPad Pro를 쓰는데 Apple Pencil만 꽂혀 있고 활용을 못 하는 게 아까웠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 개발 업무에 치여 뭔가 "손으로 만드는 것"이 하고 싶었다.

1년이 지났다. 잘 그리게 됐냐고 묻는다면 — 아직 멀었다. 하지만 계속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세 번의 슬럼프를 겪으면서 각자 다른 이유로 극복했다는 것이 이 글의 핵심이다. 비전공자가 Procreate를 처음 쓸 때 마주치는 현실을 최대한 솔직하게 기록했다.

iPad + Procreate 1년
iPad + Procreate 1년
1
Procreate
사용 기간
3
드로잉
슬럼프 경험
34,000
Procreate
앱 가격 (영구)
0
미술 교육
수강 이력

왜 시작했나 — 개발자가 드로잉을 택한 이유

프론트엔드 개발을 하면서 디자이너와 소통할 때 항상 언어로만 했다. "여기 패딩이 더 필요할 것 같은데요", "이 컴포넌트의 간격이 이상해요" — 말로는 전달되지 않는 게 있었다. 드로잉을 배우면 시각적 감각이 좋아지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기대도 있었다.

그리고 솔직히 — 번아웃이 왔다. 코드만 보는 생활에서 다른 종류의 창작이 하고 싶었다. 결과물이 즉시 화면에 보이는 드로잉은 코딩과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실행해야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라, 펜을 움직이면 바로 선이 생기는 직접성이 매력이었다.

💡
Procreate를 선택한 이유

iPad Pro + Apple Pencil을 이미 갖고 있었다. Procreate는 34,000원 일회성 결제로 구독 없음이다. Adobe Fresco는 구독 모델이라 부담이 됐다. Procreate의 인터페이스가 처음엔 낯설었지만 유튜브 튜토리얼이 너무 많아서 학습 장벽이 낮았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맞았다.

월별 성장 기록 — 12개월의 변화

😵
1개월차
인터페이스에 압도됨
레이어, 블렌딩 모드, 브러시 라이브러리. 기능이 너무 많아서 아무것도 못 그렸다. 직선 하나 긋는 데 30분 걸렸다.
📐
2개월차
기초 도형만 연습
원, 사각형, 선의 반복. 재미없었지만 손이 조금씩 익숙해졌다. QuickShape 기능 발견으로 선 긋기가 편해졌다.
🍎
3개월차
첫 번째 슬럼프
남들 그림과 비교하면서 "나는 왜 이것밖에 못 그리나" 자책. 2주간 iPad를 열지 않았다.
🌿
4개월차
소재를 '식물'로 좁혔다
무엇이든 그리려 했던 걸 그만두고 식물만 그리기로 했다. 소재가 좁아지자 집중이 됐다. 잎맥 패턴을 그리는 게 즐거워졌다.
5–6개월차
레이어 구조 이해
레이어를 CSS z-index처럼 이해하니 갑자기 쉬워졌다. 클리핑 마스크 = overflow:hidden이라고 생각하니 납득이 됐다.
😩
7개월차
두 번째 슬럼프
식물만 그리다가 한계에 부딪혔다. 비슷한 그림만 반복되는 느낌. 드로잉 챌린지를 신청해서 강제로 다른 소재를 그리기 시작했다.
🏙️
8–9개월차
건축물·배경 도전
드로잉 챌린지 소재로 건물을 처음 그렸다. 선 원근법이 어려웠지만 수평선 개념을 이해하면서 갑자기 보이기 시작했다.
🤦
10개월차
세 번째 슬럼프
인체 비율에 도전했다가 완전히 무너졌다. 손, 발, 얼굴 — 어느 것도 제대로 안 됐다. 인체는 잠시 포기하고 오브젝트로 돌아갔다.
🎯
11–12개월차
나만의 스타일 탐색
잘 그리는 것보다 '내 그림처럼 보이는 것'을 목표로 바꿨다. 보라·핑크 팔레트를 고정하고 패턴 드로잉에 집중했다.

세 번의 슬럼프 — 원인과 극복법

😔
슬럼프 1 (3개월차) — SNS 비교의 함정

Pinterest와 Instagram에서 다른 사람들 그림을 매일 보다가 "나는 왜 이것밖에 못 그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2주간 앱을 열지 않았다. 당시 보던 계정들은 대부분 10년 이상 그린 작가들이었다. 3개월짜리 그림과 비교하는 게 말이 안 됐다.

✓ 극복법: 비교 계정 팔로우 취소. 3개월 전 내 그림과만 비교하기로 결심.
😤
슬럼프 2 (7개월차) — 소재 고갈과 반복의 권태

식물 드로잉을 4개월 하다 보니 비슷한 패턴이 반복됐다. 새로운 소재를 시도하면 못 그려서 좌절하고, 식물로 돌아오면 지루했다. 앱을 열어도 캔버스가 비어있는 채로 닫히는 날이 늘었다.

✓ 극복법: 30일 드로잉 챌린지 신청. 강제로 매일 다른 소재를 받아 그렸다. "못 그려도 된다, 일단 올려라"는 규칙이 완벽주의를 깼다.
😮‍💨
슬럼프 3 (10개월차) — 인체 투시의 벽

손을 그리려 했는데 손가락 비율이 계속 이상했다. 100번을 그려도 나아지지 않는 느낌. "그림에 소질이 없는 건가"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인체는 수년의 연습이 필요한 분야라는 걸 나중에 알았다.

✓ 극복법: 인체 포기. 오브젝트와 패턴으로 돌아가되, "인체는 3년 후 과제"로 명시적으로 미뤘다. 모든 걸 1년 안에 배우려 한 것이 문제였다.

개발자로서 발견한 Procreate 인사이트

💻 코드 → 드로잉으로 번역된 개념들
레이어 = z-index
레이어를 CSS z-index처럼 이해하니 쌓는 순서와 가시성 개념이 바로 됐다. 클리핑 마스크는 overflow:hidden과 거의 같은 개념이다.
블렌딩 모드 = mix-blend-mode
CSS mix-blend-mode를 이미 알고 있어서 multiply, screen, overlay를 바로 이해했다. 개발 지식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쓰였다.
알파 잠금 = pointer-events:none
알파 잠금을 켜면 기존 픽셀 위에만 그려진다. pointer-events:none처럼 보호 레이어를 만드는 개념과 비슷했다.
실행 취소 = Cmd+Z 무한 반복
Procreate의 두 손가락 탭 = 실행 취소가 마치 Cmd+Z처럼 됐다. 개발할 때처럼 "일단 해보고 취소"하는 패턴이 드로잉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
개발자가 드로잉에서 유리한 점

레이어 구조적 사고, 블렌딩 모드 이해, 그리고 "실행 → 결과 확인 → 수정"의 반복 루틴이 이미 몸에 배어 있다는 것. 완성되지 않아도 커밋하는 습관이 드로잉에서도 "미완성이어도 저장"으로 이어졌다. 완벽하지 않아도 다음 레이어를 쌓아가는 접근법이 개발자에게 자연스러웠다.

1년 사용 기준 — 도구별 실제 활용도

도구 / 기능 사용 빈도 배우는 데 걸린 시간 비전공자 체감 난이도
브러시 (기본 6종) 매우 높음 1주 쉬움 — 6종만 익히면 시작 가능
레이어 관리 매우 높음 2주 쉬움 — 개발자는 더 빠름
클리핑 마스크 높음 1개월 중간 — 개념 이해 후 쉬움
컬러 팔레트 구성 높음 2개월 중간 — 색 이론 기본 필요
블렌딩 모드 중간 3개월 중간 — CSS 아는 사람은 빠름
선 원근법 (1소점) 중간 4개월 어려움 — 공간 인지 필요
텍스처 브러시 활용 높음 5개월 중간 — 실험하면 자연스럽게
인체 비율·해부학 낮음 (포기) 아직 진행 중 매우 어려움 — 비전공자 최대 난관
애니메이션 기능 거의 없음 미학습 별도 학습 필요 — 미뤘음

1년 후 실력 자가 평가 — 솔직한 점수

📊 10점 만점 · 비전공자 1년 기준 자가 평가
레이어 구조 이해·활용 8 / 10
 
개발 경험 덕분에 가장 빨리 익혔다. 레이어 20개 이상을 구조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색상 감각·팔레트 구성 6 / 10
 
보라·핑크 고정 팔레트에서는 잘 됐지만 다양한 색 조합은 아직 어렵다. 색 이론은 별도로 공부 중이다.
식물·오브젝트 드로잉 7 / 10
 
1년간 가장 많이 그린 소재. 잎맥, 꽃 구조, 열매는 이제 참고 없이도 그릴 수 있다.
배경·건축물 원근 4 / 10
 
8개월차에 시작한 영역. 1소점 원근은 이해했지만 자연스러운 건물은 아직 연습 중이다.
브러시 커스터마이징 5 / 10
 
기본 브러시를 변형하는 정도까지는 됐다. 처음부터 만드는 건 아직 시도 안 해봤다.
인체·사람 비율 1 / 10
 
의도적으로 포기했다. 10개월차 슬럼프의 주범. 3년 후 과제로 명시적으로 미뤄뒀다.
나만의 스타일 형성 6 / 10
 
보라·핑크 팔레트 + 패턴 드로잉이 내 스타일이 됐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쓰는 팔레트가 생긴 것이 1년의 가장 큰 성과다.

iPad Pro + Apple Pencil — 드로잉 관점 솔직 평가

iPad Pro M2가 드로잉에 실질적으로 좋았던 점

레이턴시 제로: Apple Pencil 2세대의 펜 지연이 거의 없어서 종이에 그리는 것과 체감이 비슷했다. ProMotion 120Hz: 화면 주사율이 높아서 선을 그을 때 부드러운 시각적 피드백이 된다. 큰 화면(11인치): 캔버스가 넓어서 레이어를 펼쳐 작업하기 편했다. 8인치 이하 iPad였다면 답답했을 것이다.

⚠️
iPad Pro가 꼭 필요한가 — 솔직한 대답

드로잉만을 위해서라면 iPad Air 또는 일반 iPad + Apple Pencil도 충분하다. Procreate는 M2 성능을 쓸 만큼 무겁지 않다. Pro의 ProMotion이 체감 차이를 만들긴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아니다. 드로잉을 위해 iPad Pro를 새로 살 필요는 없다. 이미 Pro가 있다면 최대한 활용하면 된다.

✏️
Apple Pencil 팁 교체는 생각보다 빨리 해야 한다

6개월이 지나자 팁이 닳아서 화면에 스크래치 위험이 생겼다. 교체 팁은 4개 세트에 12,000원 정도. 팁이 닳으면 터치 인식이 약해지고 선이 흔들릴 수 있다. 매일 사용한다면 4–6개월마다 교체를 권장한다. 그리고 종이질감 필름을 붙이면 더 자연스러운 필기감이 나오는데 — 화면 선명도는 약간 떨어진다.

"코드는 결과가 맞거나 틀리다. 그림은 틀린 게 없다. 이 차이를 받아들이는 데 6개월이 걸렸다."

— 6개월차 Obsidian 드로잉 회고 메모

비전공자에게 Procreate — 추천하는가 말리는가

이런 사람에게 강력 추천

이미 iPad + Apple Pencil이 있는 경우: 34,000원 추가 비용으로 가장 강력한 드로잉 앱을 얻는다. 투자 대비 가성비가 앱스토어 최고 수준이다. 구독 없이 소유하고 싶은 사람: Adobe 제품군과 달리 일회성 구매다. 코드나 디자인 툴에 익숙한 사람: 레이어·블렌딩 개념이 이미 있어서 진입 장벽이 낮다.

⚠️
이런 기대는 버리고 시작해야 한다

"앱이 좋으면 그림도 잘 그려질 것": Procreate는 도구다. 드로잉 실력은 별도의 연습이 필요하다. "3개월이면 기초는 완성": 3개월은 인터페이스에 익숙해지는 기간이다. "비전공자도 SNS 수준으로 금방 그릴 수 있다": SNS에 올라오는 그림 대부분은 수년 이상의 연습이 누적된 결과다. 이 기대를 품고 시작하면 3개월차 슬럼프에서 그만두게 된다.

1년 후 솔직한 결론

잘 그리게 됐냐는 질문에 아직 아니라고 답한다. 하지만 1년 전에는 직선도 삐뚤게 그었는데, 지금은 식물 패턴을 참고 없이 그릴 수 있다. 세 번의 슬럼프를 각각 다른 방법으로 극복했고, 인체는 포기했지만 그 포기가 슬럼프를 끝냈다.

개발자에게 드로잉 취미를 권하는 이유는 한 가지다. 코드와 달리 "틀린 결과"가 없다. 실행 오류가 없다. 빨간 줄이 없다. 그냥 그어진 선이 있을 뿐이고, 그 선을 좋아하거나 지우면 된다. 이 경험이 번아웃 이후 뭔가를 다시 만들고 싶은 개발자에게 가장 낮은 진입 장벽의 창작이라고 생각한다.

1년 취미 드로잉 총평
Procreate 34,000원 — 앱스토어에서 가장 잘 쓴 돈이었다.
레이어·블렌딩은 개발 지식이 바로 쓰인다.
슬럼프는 3번 왔고, 원인이 매번 달랐다.
인체는 1년 안에 되지 않는다. 포기가 맞았다.
1년 후에도 그리고 있다 — 그것으로 충분하다.
iPad가 이미 있다면 Procreate를 사라. 잘 그릴 필요도 없고, 매일 할 필요도 없다. 그냥 캔버스를 열고 선 하나를 그어라. 1년 후 그 선이 무엇이 됐는지 기록해두면, 생각보다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

Procreate나 디지털 드로잉 도전해보신 분 계신가요?

비전공자로 드로잉을 시작한 경험이 있으신 분들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저처럼 슬럼프로 그만둔 적이 있으신 분, 반대로 6개월 만에 폭발적으로 성장한 비결이 있으신 분 — 어떤 경험이든 댓글로 나눠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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